Homo Underliner: 로봇의 부상, 마틴 포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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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의 부상]의 영문 원제는 [Rise of the Robots]다. rise는 fall과 함께 사용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우리 말로는 흥망(興亡) 정도가 될 것인데 이 책의 내용을 ‘흥망’이라는 단어로 요약해 보면 ‘로봇은 흥하고 사람은 망한다’ 정도가 될 것 같다.  (영문 부제는 ‘Technology and the threat of a jobless future’) 기술관점에서 시작된 -실직자로 가득한 미래에 대한- 이야기는 정치적 관점으로 전환/확대된다. 곧 망하게 될 다수의 사람들을 위한 저자의 대안은 ‘기본소득 보장 제도’로 요약된다.

p 303
외계인들은 여가, 오락, 기타 지적 추구 같은 데는 관심이 없다. 이들에게는 가정, 사적인 공간, 사유재산, 돈 같은 개념도 없다. 잠을 자야 한다면 그저 일터에서 서서 잔다. 미각이 없기 때문에 무엇을 먹든 상관하지 않는다. 이들은 무성 생식을 하며 몇 달 만에 성숙한 개체가 된다. 이성을 유혹할 필요도 없고 여러 개체 사이에서 나 혼자 튀고 싶은 욕구도 없다. 외계인들은 그저 공동체에 봉사할 뿐이다. 이들은 오직 일만 한다. 조금씩 외계인들은 인간 사회와 경제에 통합되어간다. 이들은 열심히 일하지만 임금을 전혀 요구하지 않는다… 외계인을 고용하는 데에 드는 비용이라고는 이들 특유의 음식과 물을 제공하는 것뿐이며, 이렇게만 해주면 빠른 속도로 번식한다.

저자가 ‘초 저예산 공상과학 영화의 플롯’이라고 평한 위 스토리에서 외계인은 로봇이다.

p 13
이 시대는 인간과 기계 사이의 관계에 근본적인 변화가 일어나는 시대로 정의될 것이다. 그 변화로 인해 인간은 기술에 대한 근본적 가정을 궁극적으로 수정할 수밖에 없다. 이는 바로 ‘기계=도구’로, 기계는 근로자의 생산성을 높여줄 뿐이라는 가정이다. 그러나 오히려 새로운 시대에는 기계 자체가 근로자로 변해가고 있고, 노동의 역할과 자본의 역할 사이의 경계는 과거 어느 때보다도 더 희미해 지고 있다.

위 문장에서 ‘희미해 지고 있다’의 의미는 자본과 임금 노동자 사이가 많이 우호적으로 바뀌었다의 의미가 아니다. 자본에 해당하는 요소(로봇, 인공지능, 정보 테크놀러지 등)가 노동 고유의 영역을 잠식해 들어가고 있다는 의미다. 그 결과는 아래와 같다.

pp 71-72
생산성의 향상과 발맞추어 임금이 상승한다는, 이제까지 거의 완벽하게 지켜오던 법칙이 깨졌다. … 소득 불균형은 1929년의 대공황 직전 이래 볼 수 없었던 수준까지 심각해졌고 ‘고용 창출 없는 경기 회복’이라는 표현이 경제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기에 이르렀다.

p 93
불황기에 경제적인 이유로 단순 반복 작업이 사라지고나면 기업가들은 그 사이에 더욱 진보한 정보 기술을 이용해서 이들을 재고용하지 않고도 사업을 운영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로이터통신>의 크리스티아 프리랜드는 다음과 같이 이를 적절히 표현하고 있다. “중급 기술 개구리는 조금씩 삶아지는 것이 아니다. 가끔씩 센 불에 바짝 구워진다.”

분업화된 단순반복적인 일만 로봇으로 대체되는 것이 아니다. 저자는 의학, 법률, 등의 전문영역에서도 수많은 좋은 일자리가 사라지게 될 것이라 예측한다. 이미 활발하게 사용이 되고 있다는 기사를 작성하는 소프트웨어의 사례는 놀랍다.

p 141
<포브스>를 비롯한 최고의 언론 기업들이 내러티브 사이언스의 기술을 이용하여 스포츠, 비즈니스, 정치 등 다양한 분야에서 자동화된 기사를 쏟아내고있다. 이 소프트웨어는 대략 30초에 한 건씩 뉴스 기사를 만들어내며, 이들 중 다수를 저명한 웹사이트에서 활용하고 있지만 이 웹사이트는 이런 서비스를 활용한다는 사실을 가능하면 인정하지 않으려 한다.

아울러 정보기술이 산업의 핵심일 수록 필요한 노동자의 수는 줄어든다.

p 128
구글은 2012년에 3만 8,000명도 되지 않는 종업원으로 140억 달러에 가까운 수익을 올렸다. 이를 자동차 업계와 비교해 보자. 1979년, 그러니까 자동차 업계의 고용이 최고에 달한 해에 GM은 거의 84만 명에 이르는 종업원으로 110억 달러의 수익을 올렸을 뿐이다.… 이는 물론 인플레이션을 감안한 수치이다.

흔히 정부가 기업을 압박하며 하는 말, ‘투자를 통해 고용을 확대하라’는 주문은 이제 더 이상은 맞지 않는 것 같다. 조금 다른 얘기일 수도 있겠으나 애플이 수조 원을 들여 만든 새로운 데이터 센터를 가동하기 위해 필요한 정규직은 50명에 불과하다고 한다.

p 172
<워싱턴 포스트>의 마이클 로즌월드는 애플이 수십억 달러를 들여 노스캐롤라이나 주의 메이든에 건설한 거대한 데이터 센터가 겨우 50명의 풀타임 직원만을 고용했다고 보도했다. 실망한 현지 주민들은 “수십만 평방미터에 달하는 부지에 들어앉은 이 비싼 시설물이 사람을 이토록 조금밖에 쓰지 않는 것”을 이해하지 못했다.

저자는 교육과 의료분야에서의 변화와 무인자동차, 3D 프린터 등이 만들어 낼 변화에 대해서도 디스토피아적인 전망을 계속한다. 이후 이런 ‘와해성 기술’이 만드는 급격한 변화에 대응하는, 대안에 해당하는 자신의 생각을 제시하기 시작한다.

p 301
전설적인 미국 자동차 노조 지도자 월터 류터와 헨리 포드 2세가 자동화된 자동차 공장을 둘러보며 나눴다고 전해지는 대화는 유명하다. 포드는 류터에게 조롱하듯 이렇게 물었다. “위원장님, 저 로봇들로부터 노조회비를 어떻게 받으실 건가요?” 류터는 곧장 이렇게 맞받아쳤다. “회장님, 저 로봇들에게 어떻게 차를 팔 생각이십니까?”

급여를 받아 대부분을 소비로 지출하던 노동자는 전혀 소비하지 않는(약간의 유지/보수만을 필요로 하는) 기계로 대체된다. 저자는 기계로 대체된(직장을 잃은) 노동자들이 소비를 급격하게 줄일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정부의 개입이 없다면- 결국 시장 경제는 와해될 수 밖에 없다고 주장한다. 저자가 제시하는 정부의 개입은 기본소득 보장제도다.

p 395
교육에 더 많은 투자를 해도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리라는 점을 인정한다면, 그리고 자동화의 진행을 중단시키자는 주장이 비현실적이라면, 결국 이제까지의 정책과는 다른 정책을 모색할 수밖에 없다. 내가 보기에는 일종의 기본소득 보장제도가 효율적인 해결책이 될 것이다…

*

‘로봇 중심으로 산업이 재편될 것이다. 그 결과 소득양극화가 심화되고 다수 중산층이 빈민으로 전락하게 될 것이다.’ 저자의 디스토피아적 전망은 상당히 설득력이 있다. 하지만 이에 대한 대안으로 제기되는 기본소득 보장제도는 다소 낭만적으로 보인다. 제도 자체의 문제라기 보다는 ‘타협 가능성’에 대한 회의감 때문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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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ther Underlines

p 21
실리콘밸리에서는 사람들이 ‘와해성 기술(disruptive technology)’이라는 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주고받는다. 몇몇 산업을 완전히 파괴하거나 특정 분야를 교란할 능력이 기술 속에 숨어 있음을 의심하는 사람은 없다.

pp 354-355
지난 50년간 과대 선전 때문에 인공지능은 네 번 정도 죽었다. 사람들은 투자가를 비롯한 자금원을 확보하려고 과장 광고를 쏟아냈지만 결국 아무 것도 이루지 못했다. 후유증이 있을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요즘 이 분야가 엄청난 추진력을 얻고 있음은 분명하다. 특히 구글, 페이스북, 아마존 같은 업체들이 사업을 크게 확장하면서 … 막강한 자금력을 가진 업체들이 인공지능을 자신의 사업에 필수적인 요소로 이해한 적은 일찍이 없었으며, 인공지능 연구가 이런 거대 기업들 사이의 경쟁 한가운데에 놓여 있었던 적도 없었다.

p 357
천체물리학에서 싱귤래러티(singularity)란 블랙홀 주변에서 정상적인 물리 법칙이 적용되지 않기 시작하는 지점을 말한다. 그곳에서 실제로 어떤 일이 일어나기 전까지는 근본적으로 그 일이 어떤 것인지 알 수 없는, 인류 진보의 불연속점이라는 이야기다.

p 373
무엇인가가 가능하다고 어떤 과학자들이 말한다면, 그들은 아마 그것이 실현되기까지 걸리는 시간을 과소평가하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뭔가가 불가능하다고 말하면 그들은 아마 틀렸을 것이다.

Author: Official PEAK15

충분한 가치와 잠재력을 가지고 있으나 마케팅과 브랜딩의 문제로 정상에 서지 못하고 있는 기업고객을 위해 Consulting과 Facilitation Service를 제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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