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효기사: 넷플릭스 & 무인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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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400만 가입자 거느린 스무살 넷플릭스의 습격

거침없다. 넷플릭스 창업자 리드 헤이스팅스의 인터뷰. 기사 제목은습격이지만 전면전, 선전포고에 더 가까운 내용이다. 넷플릭스는 기존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소매유통을 담당하면서 시작된 기업이지만 이제와해성 기술’(disruptive technology: 몇몇 산업을 완전히 파괴하거나 특정 분야를 교란할 능력이 있는 기술)의 프론티어로 등극했다

세계 1위 영화·TV 스트리밍 서비스 기업 넷플릭스가 편성 순서에 따른 전통적인 TV 시청 방식을 완전히 바꾸며 TV 산업의게임의 룰을 재편한 데 이어, 영화 산업의 메카 할리우드까지 위협하고 있다. 지금까지는 제작·배급사들이 새 영화를 먼저 극장에서 개봉하고, 최소 90일 뒤에야 DVD·블루레이나 유료 채널 등으로 재유통했다. 넷플릭스는 이런 관행을 단숨에 깨버렸다. 자체 제작하거나 외부로부터 판권을 사들인오리지널 영화를 영화관 상영을 거치지 않고 온라인으로 전 세계 가입자에게 동시 공개하거나, 영화관에 걸더라도 온라인에 함께 올린다.

고작 몇 백명(한 영화관 기준으로 말한 것인 듯)이 먼저 보게 하려고 9400만 넷플릭스 가입자가 새 영화를 동시에 보지 못하게 강제한다는 건 말이 안 된다. 영화 제작자로서도 전 세계 모든 사람에게 그들이 만든 이야기를 즉시 볼 기회를 주는 게 더 낫다. 모든 것을 동시에, 한꺼번에 공개하는 것이 우리 원칙이다.”

가입자가 어느 수준까지 확보되면 남의 콘텐츠가 아니라, 우리가 기획하고 골라서 제작한 새 콘텐츠를 우리 고객에게 독점으로 보여줄 역량이 생긴다. 2010년쯤, 우리는 다른 곳에서 만든 기존 작품의 라이선스 구매에 너무 많은 돈을 쓰고 있다고 판단했다. 그때 테드 서랜도스 최고콘텐츠책임자가이제 우리만의 콘텐츠를 만들 때라고 말했다. 오리지널 작품의 가장 큰 이점은 전 세계에 동시 공개할 수 있다는 것이다. 라이선스 계약을 한 프로그램은 국가별로 계약 조건이 달라 제약이 많다. 예를 들어 1990년대 인기 시트콤프렌즈는 미국 넷플릭스에서는 볼 수 있지만 한국에선 못 본다. 올해 콘텐츠 부문에 투자하는 60억달러 중 상당수가 오리지널 작품에 투입된다.”

장기적 관점에서 투자한다면 의외로 실패 부담이 크지 않다. 기존 방송국에서는 방송 시간제한이 있기 때문에 제작·방영할 수 있는 프로그램 편수도 정해져 있다. 편수가 적기 때문에 하나라도 잘못될까 전전긍긍한다. 우리는 거의 무한한 인터넷 공간을 사용하기 때문에 동시에 많은 작품을 제작해도 공개에 제한을 받지 않는다. 우리가 만드는 영화는 한 번의 개봉으로 성패가 갈리는 기존 영화와 다르다. 단번에 성공 못 하더라도 오랫동안 시청자에게 노출되는 과정에서 다시 빛을 보는 경우도 많다.”

2013 2월 넷플릭스가 대히트작하우스 오브 카드시즌 1의 모든 에피소드를 한꺼번에 공개한 이후 빈지뷰잉(binge-viewing·시리즈의 전체 에피소드를 한 번에 몰아 보는 것)이란 시청 형태가 일상화됐다. 자신도 빈지뷰잉족()이라는 헤이스팅스 회장은빈지뷰잉은 시청 습관을 가리키는 용어를 넘어서 이젠 빈지뷰잉 데이터가 다음 작품 제작에도 활용된다고 말했다. 예컨대 남미 콜롬비아를 배경으로 대부분 스페인어로 제작된 오리지널 TV 시리즈나르코스가 미국과 영어 사용 국가에서도 큰 인기를 끌자, 넷플릭스는 ‘3%(포르투갈어)’ ‘언거버너블(스페인어)’ 등의 오리지널 작품을 잇따라 제작했다. 영어권 시청자들은 영어 자막과 더빙을 싫어한다는 통념을 깬 것이다.

우리의 경쟁 상대는 다른 스트리밍 회사나 콘텐츠 제작사만이 아니다. 소비자의시간을 차지하기 위한 경쟁이 점점 치열해지는 세상이다. 스마트폰과 TV로 할 수 있는 모든 것이 경쟁 상대다. 다른 어느 것보다도 넷플릭스를 보고 싶게 만드는 것이 우리가 할 일이다.”

디자인 없는게 우리 디자인기이한 무인양품 3無 전략

요즘 잘 나가는 무인양품의 회장인 가나이 마사아키의 인터뷰. 이 인터뷰를 읽으면서 옛날 생각이 났다. 10여년 전에 마케터를 하고 있을 때 이런 브랜드를 만들고 싶었다. 누군가를 설득해야 했고 스스로 강한 확신이 있었어야 했는데 설득도, 확신도 없었다. 그렇게 마음으로만 끝나고 말았다. 브랜드를 어떻게 정의하느냐에 따라 무인양품의 브랜드 파워에 대한 해석은 매우 달라질 것 같다. 브랜드를 가치관과 철학의 반영/상징으로 볼 때 무인양품은 더할 나위 없이 강력한 브랜드다.

일본 생활용품 체인점인 무인양품의 가나이 마사아키(金井政明·59) 회장은 명함을 재활용지로 만들었다. 건네받은 명함을 책상에 올려놓고 입김을 훅 불면 반대편으로 날아갈 정도로 가벼웠다. 명함을 구석구석 돌려보며 만지작거리니 금세 구김이 생겼다. 새하얗고 빳빳한 다른 회사의 최고경영자(CEO) 명함과 비교해보면 두께는 절반 수준. 명함에서조차 간소함을 강조하는 무인양품의 철학이 응축된 느낌이었다.

일본이 호황기를 맞이하던 1980. 무인양품은 일본 대형 유통기업인 세이유(西友)가 과도한 상업주의에 대항하기 위해 만든 프라이빗브랜드(PB) 프로젝트로 출발한 회사다. 너도나도 화려한 마케팅 기법으로 소비자를 유혹하던 거품 경제의 한복판에서, 무인양품은이유 있는 싼 제품(わけあって, 安い)’이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생활용품을 팔기 시작했다. ‘무인양품(無印良品·MUJI)’이라는 회사 이름도브랜드()가 없는 좋은 제품이라는 뜻이다.

무인양품의 가장 큰 특징은 불필요한 소비를 부추기는 브랜드가 없다는 점이다. 대신 각 상품의 꼬리표에 상품의 존재 이유를 설명한다. 1980년 설립 당시 무인양품의 노브랜드 전략은 소수 소비자에게만 반향을 얻었지만,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미니멀리즘과 간소한 라이프 스타일을 원하는 소비자가 점차 늘어나면서 무인양품의 철학도 주목을 받고 있다.

무인양품은소비사회의 반대자(anti-thesis)로 출발한 회사다. 본래 인간은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는 욕망덩어리이다. 그래서 많은 기업은할리우드 스타처럼 옷차림을 꾸미고 싶다는 욕망을 부추기고, 각종 프로모션 행사를 하면서 더 많은 상품을 팔려 한다. 예를 들어, 아시아 시장에선 미백 화장품과 파란색 콘택트렌즈가 압도적으로 인기다. 자신의 본래 모습에 열등감을 갖고 있다는 뜻이 아닌가. 이렇게 슬픈 광경이 또 있나 싶다. 우리는 상품에 불필요한 기능이나 특징을 넣지 않는다. 본래 인간이어떻게 살아야 하나라는 질문에 답하고자 한다. ‘나답게 나 자신을 사랑하고 싶다는 사람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물건을 만드는 게 목표다. 그래서 우리는 다른 회사와 경쟁하지 않는다. 자라, H&M, 유니클로 등과 무인양품을 비교하는 시각도 있는데, 그런 기업들과 무인양품은 동질적인 요소가 없다.”

무인양품이 마케팅 성공 방정식을 거부하는 점은 다른 기업이 무인양품을 쉽게 넘볼 수 없게 만드는 결정적인 이유 중 하나다. 예를 들어, 일반 소비재 기업은 세그먼트(segment), 타기팅(targeting), 포지셔닝(positioning) 등 상세한 분석을 거쳐 목표 고객군을 설정하고 고객군에 따라 같은 제품이라도 차별점을 부각시키려 한다. 이에 반해 무인양품은 가장 많은 사람이 쓸 수 있는 제품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한다.

또 마케팅 학자들이 흔히 강조하는선택과 집중이론도 무인양품에선 통용되지 않는다. 스타벅스(커피), 유니클로(의류), 니토리(가구) 등 성공한 많은 소비재 기업과 달리 무인양품엔 대표 상품이 없다. 의류·생활용품·문구류·식품은 물론, 직접 단독주택도 지어 판다. 상품 개수가 7000개가 넘는다. 심지어 식빵의 버려지는 부분인 가장자리에 카레맛이나 치즈맛을 더해 진열대에 올려두기도 한다.

 

Author: Official PEAK15

충분한 가치와 잠재력을 가지고 있으나 마케팅과 브랜딩의 문제로 정상에 서지 못하고 있는 기업고객을 위해 Consulting과 Facilitation Service를 제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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