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봄 3연전의 기록

  1. 스타트업, 리더십, 3월 15, 16일
  2. 외국기업, 조직문화/리더십, 3월 23, 24일
  3. 외국기업, 위기대응시뮬레이션, 4월 1, 2일

세 번의 워크샵을 연속해서 치뤘다. 그 중간 중간에 8시간 오프라인 강의와 4시간 줌 강의도 있었다. 정말 바쁘고 정신없이 앞으로만 내달린 시간을 ‘정지화면’으로 만들어 담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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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의 워크샵에서 내게 핵심적이었던 상황, 개념, 텍스트를 정리한다면….

  1. 단어 하나가 몸을 완전히 통과한 후에는 그 전과 전혀 다른 뜻이 된다는 걸 몰랐다.
    언젠가 소설가 김애란의 문장에 밑줄을 치고 잠시 생각했었다. 비포의 나와 애프터의 내가 확실하게 달라진 격렬한 경험은 무엇일까? 3년 넘게 관여했던 트롬 스타일러 프로젝트에서 경험한 ‘뉴 카테고리 마케팅’이란 생각을 했었다. 첫 워크샵의 부록 같은 세션에서 이를 정리해 발표했다.
  2. 無恒産 無恒心
    맹자의 이 유명한 조건문은 위정자를 압박하기 위한 전국시대의 레토릭이다. (백성들이 끼니를 걱정한다면 제대로 된 마음/윤리/도덕은 없다.) 이를 21세기 기업의 조직문화 관점에서 다시 구성해보면(대우對偶를 만들어보면) ‘恒心이면 恒産이다.’ 정도가 될 것이다. (제대로 된 조직문화가 있다면 비즈니스 성과도 나온다.) 내가 조직문화를 보는 관점은 성선설 신봉자로 알려진 맹자와 비슷하지는 않아서 약간 회의적이기는 하다. (항심이 있어도 항산에 성공하지 못하거나 항심 없이도 항산에 성공하는 케이스가 꽤 있지 않던가?) 정리하자면 항심과 항산을 인과관계로 보는 것에는 반대, 항심을 항산의 필요조건으로 보는 것은 대체로 찬성.
  3. 사고의 부검
    케이스 스터디를 하기 위해 여러 통계와 기사를 찾아보면서 한국에서 발생한 산업재해를 추적해 보았다. 통계에서 드라이이하게 숫자 1의 값으로만 기록되고 연산이 되는 어떤 사람의 목숨, 인생, 우주. 누군가의 아들, 딸, 아빠, 엄마였을 그(녀)의 죽음… 생각이 여기에 미치자 ‘남겨진 기록을 통해 사고를 부검’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엄숙하면서 슬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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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LAB h® 김호 대표와 파트너가 되어 3연전을 치뤘는데 김호 대표는 진짜 ‘워크샵 장인’이란 생각이 들었다. ‘매너리즘’이라는 나쁜 상태가 아닌 ‘적절한 수준, 준비, 퀄리티’도 있는 법인데 끝까지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워크샵 직전까지 심지어 워크샵 중간중간에도 슬라이드를 계속해서 바꾼다. 아 다르고 어 다른 미세한 컨트롤, 미묘한 맥락의 설정, 참여자의 수용도를 고려한 배치…. 2014년부터 함께 일했는데 바로 옆에서 계속 목격한다고 해도 결코 따라 할 수 없는 성질의 무언가가 있다. 열정을 겸비한, 높은 수준의 탤런트가 만드는 결과물을 어떻게 카피하겠는가.

3연전의 마지막은 줌으로 진행했고 미디어의 특성이 반영된 돌발사건은 여전히 통제가 되지 않는다. 단지 당황함의 사이즈가 처음보다 많이 줄어들었고 돌발 변수에 -매끄럽지는 않더라도- 대응할 방법을 하나 하나 터득하고 있다는 것. 그렇게 긍정적인 증거 중심으로 복기하면서 ‘뉴 노멀’에 적응해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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