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4월 독서 노트

장강명의 [책, 이게 뭐라고]와 [5년 만에 신혼여행], 구병모의 소설 [아가미]를 읽었고 최인철의 [굿 라이프]를 읽었다. 오웰의 [동물농장]도 읽었구나.

다섯 권 모두 전자책으로 읽었다. 노안이 온 이후로 전자책이 훨씬 편해졌다. 밑줄을 치지 못하는 것은 여전히 아쉽지만.

장강명의 [책, 이게 뭐라고]에는 ‘읽고 쓰는 인간’과 ‘듣고 말하는 인간’이라는 개념이 등장하는데 내가 ‘읽고 쓰는 인간’에 가까운 존재라서 페북이나 트위터, 인스타그램이 불편했구나 하는 생각을 잠시 했다가, 그게 아니라 내가 ‘게으른 인간’이라서 SNS 친화적인 존재가 되지 못한다는 가설을 세웠다. 맞는 것 같다. 한국 사회에 불만이 많은 저자의 태도(그가 보여주는 생산성의 원천이 이게 아닐까 싶다.)가 계속 유지되길 기대한다. 그의 근거있는 불만의 관점과 태도를 응원한다.

최인철의 [프레임]은 지금도 자주 찾아보는 책이다. [굿 라이프]도 자주 찾아보게 될 것 같다. ‘긍정주의’만을 강요하는 세상에 대한 반동으로 내가 너무 ‘행복’ 자체에 대한 인위적 개입(노력)을 평가절하해왔다는 생각이 들었다. 본문 중에 ‘의미’와 ‘쾌락’ 부분을 읽을 때 내 인생의 ‘의미’ 설계가 제대로 되어 있지 않다는 생각을 했고 ‘목표가 있는 삶’으로의 전환(또는 복귀)이 필요하다는 생각도 했다. ‘냉소’를 최소화하면서 ‘비판적 사고’를 극대화하는 기술의 확보가 내게는 대단히 중요한 도전 과제인 것 같다.

한국에 나온 오웰의 에세이는 거의 다 읽은 것 같은데 소설은 -아직까지 안 읽은 것을 보면- 피해온 것 같다. 레닌 사후 소비에트의 패권을 스탈린이 아닌 트로츠키가 잡았다고 하더라도 소련이 그렇게 되었을까 하는 ‘what if game’은 아직도 내 머리 속에서 깔끔하게 종결이 되지 않은 상태다. 나이가 들수록 시스템의 문제로 해석(트로츠키가 패권을 쥐었어도 크게 다르지 않았을 것)하는 비중이 더 높아지는 것 같기는 하다. 얼마 전에 이 책을 읽은 아들에게 물었다. “나폴레옹이 아닌 스노볼이 리더가 되었어도 동물농장은 그렇게 되었을까?” 아들은 별반 다르지 않을 것 같다고 답하면서 그 이유도 함께 얘기했는데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다시 물어봐야겠다.

—이하 텍스트의 파편들

장강명

인생은 위험하다.  ‘안전한 삶’에 대한 기대는 망상이다. 안전띠는 매야 한다. 그러나 운전이 무섭다고 어디든 걸아다니겠다는 것은 바보짓이다. 걸어 다니다가도 차에 치여 죽을 수 있다.

자기 삶의 가치에 대해 뚜렷한 믿음이 없기에 정체성을 사회적 지위에서 찾는 것이다. 사회적 지위는 대학 간판이나 자식 결혼식장에 모인 하객 수로 구체화된다. 그래서 다들 거기에 집착한다.

우리가 물 밑에 들어갔다 나온 뒤 한동안 말이 없었던 이유는 수면 아래가 정말로 처음 보는 세계였기 때문이다. 신세계를 체험하면 새로운 감각들에 뇌가 놀라게 되고 익숙한 구세계를 달리 보게되고 신세계의 영토만큼 넓어진 머릿속 세계지도에서 자신의 위치를 다시 찾게 된다. 어릴 때는 그런 일들이 매일 일어났다. 하루하루가 열광과 감탄, 발견과 깨달음의 연속이었다.

구병모

그 아이라도 어디 앵벌이단한테 팔아버리면 되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그 순간 남자의 머릿속을 팽팽하게 당겨 현실에 붙들어두었던 한 가닥 극세사가 뚝 끊어지는 소리가 났다.

최인철

명상하기, 운동하기, 친절 베풀기, 자신에게 중요한 목표 추구하기, 감사 표현하기, 낙관적 마음 갖기, 삶의 즐거움을 만끽하기, 행복한 사람처럼 행동하기, 지금 이 순간을 음미하기, 스트레스를 이기는 효과적 전략들을 사용하기, 타인과 비교하지 않기

심리학자 토리 하긴스에 따르면, 우리의 의식은 이 세 개의 자기 간의 공존과 갈등의 장이다. 한 사람의 내면을 이해한다는 것은 있는 그대로의 현실 자기actual self, 되고자 열망하는 이상적인 자기ideal self, 그리고 되어야만 하는 당위적인 자기ought self 사이의 괴리와 갈등을 이해하는 것이라고 해도 될 정도로, 이들 사이의 괴리는 개인을 움직이는 핵심 동력이라고 할 수 있다. 그중에서도 특히 현실 자기와 이상적 자기의 괴리, 현실 자기와 당위적 자기의 괴리를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행복은 역할, 의무, 책임, 조심, 경계, 현상 유지로 대표되는 당위적 자기 브레이크보다는 꿈, 비전, 이상, 열망으로 대표되는 이상적 자기라는 엔진을 달고 전진하는 사람에게 찾아올 가능성이 높다.

Comparision vs. Companion

행복한 사람들의 경험 카트

이스털린 역설; 돈과 행복의 관계가 일관되지 않고 서로 모순되는 패턴을 보인다. 소득 불평등이 심할수록 소득 증가와 국민 행복 증가 사이의 관계는 약해진다.

소유물을 경험으로 프레임화하는 작업이 경험을 사는 것만큼의 행복 효과가 있다는 것

thingfy 물화

소유와 달리 경험은 ‘지금 여기’의 심리 상태를 강하게 유발하기 때문에 경험하는 그 순간에 몰입하게 만든다.

행복한 사람은 자신의 소유 리스트를 늘리는 사람이 아니라, 자신의 경험 이력서를 빼곡하게 채워나가는 사람이다.

행복하지 않은 사람은 소유를 늘려 타인을 위협하지만 행복한 사람은 경험을 늘려 관계를 강화한다. 행복하지 않은 사람은 소유를 통해 정체성 결핍을 은폐하지만 행복한 사람은 경험을 통해 정체성을 구축한다.

시간 빈곤은 인류가 경험하기 시작한 새로운 형태의 가난이다.

개인 프로젝트란 글자 그대로 한 개인이 일상에서 이루고자 하는 목표를 의미한다. 예를 들어 살을 빼는 것, 10킬로미터를 뛰는 것, 자기 전에 침대에서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않는 것, 토요일에…  개인마다 관심을 갖고 실행하고 있는 혹은 실행하고자 계획하는 것들이다. 이런 프로젝트는 1부에서 소개한 용어를 빌자면 당위적 자기가 요청하는 것이 아니라 이상적 자기가 추구하는 것이다.

자신에게 도움이 되는 정도

성공 가능성 – 일을 잘하는 것

재미

타인의 지지

통합 – 자기다움의 삶을 사는 것

의미 – 자기다움

영국 외로움 담당 장관

쾌락과 의미를 균형 있게 추구하는 삶

해석 수준 이론 construal level theory

시간, 공간, 관계

거리가 멀어지면 우리는 어떤 대상이나 사건의 큰 그림을 보게 되지만 거리가 가까워지면 그 대상이나 사건의 구체적인 특성을 보게 된다

상위 표상 – 멀리 떨어져 있을 때 보이는 부분 (중요성)

하위 표상 – (가능성)

You only die once

확장 구축 이론 broaden-and-build theory

긍정 정서는 삶을 바라보는 우리의 관점을 확장시켜주고 삶을 성공적으로 살아가는 데 도움이 되는 자원인 건강, 관계, 수명, 창의성 등을 구축해준다.

성취가 행복을 유발하고 행복이 다시 성취를 유발하는 선순환적 구조

목표의 크기가 아니라 목표의 개인적 의미

남의 목표가 아니라 자신의 목표를 발견해야 한다.

목표의 일상성을 회복해야 한다.

지능 * 자기통제 * 긍정정서 = 성취

의미있는 삶이란 삶의 이 네 가지 영역(일, 사랑, 영혼, 초월)을 의식하며 사는 삶이다. 일, 사랑, 영혼, 초월에 대한 목표를 갖고 살 때 의미는 자연스럽게 따라온다. 의미는 의미 자체를 강박적으로 추구할 때 경험되는 것이 아니라, 자기에게 중요한 목표들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의 끝자락에서 자연스럽게 경험되는 것이다.

넛지 ; 자유주의적 개입

심리학이 발견한 인간의 가장 큰 특징이 자기중심성이다. 

인간의 격이란 관계의 편중성이 가져오는 의식의 편중성을 인식하고 자기중심성에서 벗어나려는 노력을 멈추지 않는 것에 있다.

같은 화가의 것이라 할지라도 여행 중에 그린 작품은 일상 시기에 그린 작품보다 경매가가 평균 7퍼센트 정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는 감사할 대상보다는 원망할 대상을 찾는 데 더 능하다.

품격 있는 사람은 비판적 사고와 냉소적 불신의 미묘한 차이를 아는 사람이다.

실패란 “내가 그 일을 얼마나 간절히 원하는지를 테스트해보는 것” Randy Paush

The road to hell is paved with adverbs.

행복을 실제로 측정하는 방법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이 점이 더욱 분명해진다. 심리학에서 행복한 감정을 측정할 때에는 PANAS(positivie and negative affect schedule)라는 도구를 가장 빈번하게 사용한다.  PANAS는 일정 기간 동안 한 개인이 경험한 긍정 감정과 부정 감정의 정도를 측정하는 도구다. 여기에 포함된 긍정 감정 열 가지와 부정 감정 열 가지는 다음과 같다.

(긍정감정)

관심 있는 – 신나는 – 강인한 – 열정적인 – 자랑스러운 – 정신이 맑게 깨어 있는 – 영감 받은 – 단호한 – 집중하는 – 활기찬

(부정감정)

괴로운 – 화난 – 죄책감 드는 – 겁에 질린 – 적대적인 – 짜증 난 – 부끄러운 – 두려운 – 조바심 나는 – 불안한

출근길, 내가 제일 좋아하는 ‘시작하는 녹색’이 땅에 뿌려져있었다. (2021/04/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