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이재용 부회장의 사과문

오늘의 삼성은 `글로벌 일류기업`으로 성장했습니다. 국민의 사랑과 관심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때로는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습니다. 오히려 실망을 안겨드리고 심려를 끼쳐 드리기도 했습니다. 법과 윤리를 엄격하게 준수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사회와 소통하고 공감하는 데에도 부족함이 있었습니다. 기술과 제품은 일류라는 찬사를 듣고 있지만 삼성을 바라보는 시선은 여전히 따갑습니다. 이 모든 것은 저희의 부족함 때문입니다. 저의 잘못입니다. 사과 드립니다. 

저는 오늘 반성하는 마음으로 삼성의 현안에 대해 솔직한 입장을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먼저 경영권 승계 문제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그 동안 저와 삼성은 승계 문제와 관련해서 많은 질책을 받아왔습니다. 특히 삼성에버랜드와 삼성SDS 건에 대해 비난을 받았습니다. 최근에는 승계와 관련한 뇌물 혐의로 재판이 진행 중이기도 합니다. 저와 삼성을 둘러싸고 제기된 많은 논란은 근본적으로 이 문제에서 비롯된 게 사실입니다. 저는 이 자리에서 분명하게 약속드리겠습니다. 이제는 경영권 승계문제로 더 이상 논란이 생기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법을 어기는 일은 결코 하지 않겠습니다. 편법에 기대거나 윤리적으로 지탄받는 일도 하지 않겠습니다. 오로지 회사의 가치를 높이는 일에만 집중하겠습니다. 

이 기회를 빌려 그 동안 가져온 제 소회를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2014년에 회장님이 쓰러지시고 난 후 부족하지만 회사를 위해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습니다. 하지만 큰 성과를 거두었다고 자부하기는 어렵습니다. 다만 그 과정에서 깨닫고 배운 것도 적지 않았습니다. 미래 비전과 도전 의지도 갖게 되었습니다. 저는 지금 한 차원 더 높게 비약하는 새로운 삼성을 꿈꾸고 있습니다. 끊임없는 혁신과 기술력으로 가장 잘 할 수 있는 분야에 집중하면서도 신사업에 과감하게 도전하겠습니다. 우리 사회가 보다 더 윤택해지도록 하고 싶습니다. 그래서 더 많은 분들이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하는 데 기여하고 싶습니다. 

그런데 삼성을 둘러싼 환경은 이전과는 완전히 다릅니다.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시장의 룰은 급변하고 있습니다. 위기는 항상 우리 옆에 있고 미래는 예측할 수 없습니다. 특히 삼성전자는 기업의 규모로 보나 IT 업의 특성으로 보나 전문성과 통찰력을 갖춘 최고 수준의 경영만이 생존을 담보할 수 있습니다. 이것이 제가 갖고 있는 절박한 위기의식입니다. 

삼성은 앞으로도 성별과 학벌 나아가 국적을 불문하고 훌륭한 인재를 모셔 와야 합니다. 그 인재들이 주인의식과 사명감을 가지고 치열하게 일하면서 저보다 중요한 위치에서 사업을 이끌어가도록 해야 합니다. 그것이 바로 저에게 부여된 책임이자 사명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그 역할을 충실히 수행할 때 삼성은 계속 삼성일 수 있을 것입니다. 

이 기회에 한 말씀 더 드리겠습니다. 저는 제 아이들에게 회사 경영권을 물려주지 않을 생각입니다. 오래 전부터 마음속에는 두고 있었지만 외부에 밝히는 것은 주저해왔습니다. 경영환경도 결코 녹록지 않은 데다가 제 자신이 제대로 된 평가도 받기 전에 제 이후의 제 승계 문제를 언급하는 것이 무책임한 일이라고 생각해서이기 때문입니다. 

다음은 노사 문제에 대한 입장을 말씀드리겠습니다. 

삼성의 노사 문화는 시대의 변화에 부응하지 못했습니다. 최근에는 삼성에버랜드와 삼성전자서비스 건으로 많은 임직원들이 재판을 받고 있습니다. 책임을 통감합니다. 그동안 삼성의 노조 문제로 인해 상처를 입은 모든 분들에게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이제 더 이상 삼성에서는 무노조 경영이라는 말이 나오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노사관계 법령을 철저히 준수하고 노동 3권을 확실히 보장하겠습니다. 노사의 화합과 상생을 도모하겠습니다. 그래서 건전한 노사문화가 정착되도록 하겠습니다. 

시민사회 소통과 준법 감시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시민사회와 언론은 감시와 견제가 그 본연의 역할입니다. 기업 스스로가 볼 수 없는 허물을 비춰주는 거울입니다. 외부의 질책과 조언을 열린 자세로 경청할 것입니다. 낮은 자세로 먼저 한걸음 다가서겠습니다. 우리 사회의 다양한 가치에 귀를 기울이겠습니다. 준법은 결코 타협할 수 없는 가치입니다. 저부터 준법을 거듭 다짐하겠습니다. 준법이 삼성의 문화로 확고하게 뿌리내리도록 하겠습니다. 

저와 관련한 재판이 끝나더라도 삼성준법감시위원회는 독립적인 위치에서 계속 활동할 것입니다. 그 활동이 중단없이 이루어지도록 하겠습니다. 

삼성의 오늘은 과거에는 `불가능해 보였던 미래`입니다. 임직원 모두의 헌신과 노력이 있었고 많은 국민들의 성원도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최근 2∼3개월 간에 걸친 전례 없는 위기상황에서 저는 진정한 국격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절실히 느꼈습니다. 목숨을 걸고 생명을 지키는 일에 나선 의료진, 공동체를 위해 발 벗고 나선 자원봉사자들, 어려운 이웃을 위해 배려와 나눔을 실천하는 많은 시민들, 이런 분들을 보면서 무한한 자긍심을 느꼈습니다. 

또 기업인의 한 사람으로서 많은 것을 되돌아보게 되었고 제 어깨는 더욱 무거워졌습니다. 대한민국의 국격에 어울리는 새로운 삼성을 만들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위선’은 ‘선’이 무엇인지를 알고 있을 때 가능하다. 남양유업, 대한항공과 삼성을 같은 범주로 묶을 수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 사과문을 ‘위선’으로 폄하하는 것은 아니다.)

21세기 한국 버전의 ‘마그나 카르타’ 아닐까 하는 생각이 잠깐 들었는데 이렇게 생각하는 것 역시 상당히 봉건적인 인식인 것 같다.

나이키가 작별하는 방법

#1.
마리아 사라포바. 32세. 오늘 은퇴했다. 나이키의 트윗 계정이 고른  마리아 사라포바의 사진은 예쁘게 웃는 얼굴이나 환희에 차있는 챔피언의 모습과는 거리가 멀었다. 텐션 가득하게, 정면을 응시하는 사라포바의 얼굴은 보는 사람에게 편안함을 주지 않는다. 은퇴하는 선수에게 어울리는 사진(수고했어요! 사라포바. 이런 느낌)은 분명 아니다. 흑백의 마리아 사라포바 얼굴 위에 뿌려진 하얀 텍스트를 읽어보면 나이키의 의도가 명확해진다.   

사람들은 네가 더 웃기를 원했어.
사람들은 네가 좀 더 공손해지길 원했어.
사람들은 네가 좀 더 부드럽게 악을 쓰길 원했어.
사람들은 네가 경기에서 이겼을 때 덜 공격적이기를 원했어.
사람들은 네가 실수를 했을 때 뒤로 물러서길 원했어.
하지만 너는 단지 게임에서 (사람들이) 원하는 선수가 되는 대신?
게임이 필요로 하는 선수가 되었지.

(번역에 도움을 주신 THE LAB h 김호 대표님께 감사드립니다.)

미모의 여성 테니스 선수는 커리어 내내 세상의 편견, 선입견, 암묵적 강요에 직면했다. 나이키는, 이에 질식하지 않고 자신의 길을 묵묵히 걸었던 마리아 사라포바에 경의를 표하면서 그녀와 작별했다. 정상급 브랜드의 커뮤니케이션에는 동시대의 시대정신이 잘 녹아있다.

#2.
얼마 전 코비 브라이언트가 갑작스러운 헬기 사고로 황망하게 세상을 떠났다. 나이키의 트윗 계정은 사고 당일 코비 브라이언트의 부고를 전하며 애도를 표했다. 전혀 준비된 부고가 아니었겠지만 이미지도 ,텍스트도 훌륭했다. 추도사에 포함된 이 문장이 진심이었기에 가능한 속도이고 퀄리티 아니었을까. (He was a beloved member of the Nike family.) 정상급 브랜드는 계약관계 이상의 관계를 맺는다.

#3.
검은 화면에 Forever라는 하얀 텍스트가 고정되어 있다. Forever와 댓구를 이루는 20여개의 텍스트가 코비 브라이언트의 삶, 농구를 기록하고 기억한다. 1분 56초 분량의 코비 브라이언트 연대기. 그의 기념비적인 순간과 키워드가 당시의 사운드 클립, 인터뷰와 함께 점멸한다. 보여주고 싶었을 경이적이고 화려한 장면들이 10테라는 족히 넘었을 텐데 몽땅 다 날려버렸다. 검은 배경과 하얀 텍스트로 오로지 코비 브라이언트에 집중했고 그들은 완벽히 성공했다. 2월 24일에 나이키가 공개한 코비 브라이언트 추모 동영상은 코비의 팬이 아니며 심지어 농구 팬도 아닌 나 같은 사람까지 울컥하게 만든다.  정상급 크리에이터가 제일 잘 사용하는 수학 기호는 -, 빼기다. (위대한 농구 선수, 코비 브라이언트의 명복을 빈다.)

Johnnie Walker with Game of thron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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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쾌하다. FMCG에서 이런 시도는 대개 좋은 결과를 가져온다.

아래 링크를 보니 GoT의 팬인 한 개인의 프로젝트가 2017년에 이미 있었던 것 같다.

http://toddschreiberart.com/deadlabel/

팬과 브랜드의 의도하지 않은 비연속적 협업 또는 팬이 만든 seed를 브랜드가 상품화로 연결시킨 사례

 

 

필립모리스, 2018/10/04

정보공개 소송 – 감독기관에 대한 공격 사례

  • 아이코스, 히트스틱 등은 언급하지 않고 사명만(CI도 생략) 노출
  • “건강을 위한 최선은 흡연하지 않는 것이며, 정부의 금연 및 흡연예방 정책은 지속되어야 합니다. 하지만 계속 흡연하려는 사람들에게는 과학, 기술, 혁신에 기초한 더 나은 선택에 대해 정확한 정보를 받을 권리가 있다고 생각 합니다.”

Coombs의 위기 대응 커뮤니케이션 전략 유형 중 가장 날이 선 ‘Attack the accusers’에 해당

 

경향신문_지면광고_2018-10-04

한진그룹 조양호 회장 사과문, 2018/04/22

조양호 회장 사과문 전문
이번 저의 가족들과 관련된 문제로 국민 여러분 및 대한항공의 임직원 분들께 심려를 끼쳐 드려서 대단히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자 합니다.

대한항공의 회장으로서, 또한 한 가정의 가장으로서 제 여식이 일으킨 미숙한 행동에 대하여 참담한 마음을 금할 수 없습니다. 모든 것이 저의 불찰이고, 저의 잘못입니다. 국민 여러분께 사죄의 말씀을 드립니다.

대한항공의 임직원 여러분께도 사죄의 말씀을 드립니다. 아울러 직접 마음의 상처를 입은 피해자 여러분들께도 머리 숙여 다시 한번 사죄의 말씀을 드립니다.

저는 조현민 전무에 대하여 대한항공 전무직을 포함하여, 한진그룹 내의 모든 직책에서 즉시 사퇴하도록 하고, 조현아 칼호텔네트워크 사장도 사장직 등 현재의 모든 직책에서 즉시 사퇴하도록 조치하겠습니다.

대한항공에 대해서는 전문경영인 도입 요구에 부응하여 전문경영인 부회장직을 신설하여 석태수 한진칼 대표이사를 보임하겠습니다.

또한 차제에 한진그룹 차원에서 이사회 중심의 경영을 강화하고, 특히 외부인사를 포함한 준법위원회를 구성하여 유사사태의 재발을 방지할 수 있도록 제도적 장치를 정비하겠습니다.

한번 더 이번 사태를 통하여 상처를 입은 피해자, 임직원 및 국민 여러분들께 사죄의 말씀을 드리며 대한항공과 한진그룹이 환골탈태하여 변화된 모습으로 국민 여러분의 눈높이에 맞는 기업으로서 발전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을 약속 드립니다.

2018년 4월 22일

한진그룹 회장 조양호

이적: 늙는 것과 느는 것

자뻑이 센 친구들이 음악을 오래 하더라구요… 물론 자기 객관화가 필요한 상황도 있지만, 음악 같은 분야는 “내가 최고야”라는 마인드도 있어야 하는 것 같아요… 갑자기 자뻑을 갖는 게 쉽지 않은 일이지만요. 자기 음악에 있어서는 약간 건방져도 된다는 느낌 정도라고 할까요?

 

(interviewer) “내 아이가 자신의 아이를 내가 키운 방식으로 키우는 것이 가장 큰 자랑이고 보람이었다”라고요.

 

늙지만 말고 늘기도 했으면 좋겠어요. 사실 노래는 하면 할 수록 조금은 늘거든요. 그런 게 하나만 있어도 기분이 좋잖아요. 퇴화가 아니라 발전하는 것이 있는 사람.

 

책 읽는 이적, 노래 부르는 이적, 월간 채널예스 2018/01

서울예대: 강자의 Zoom out

서울예전 출신의 연예인, 문화예술인의 프로필 사진을 썸네일로 구성해 모아냈다. 한국 대중문화의 핵심 인력 풀이 서울예전(서울예대)이라는 주장에 대한 강력한 RTB(Reason to Believe)로 작동한다. 강자는 종종 ‘Zoom out’을 하면서 자신의 강점을 돌아보고 엮어볼 여유가 있다.

덧) 잠시 ‘한샘’으로 읽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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