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o Underliner: 직업으로서의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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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on Life라는 프로젝트명으로 진행했던 PEAK15 디자인 연구소의 작업 [하루키의 물건들] by 박혜림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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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어렸을 때는 사회 자체에 ’발전 가능성’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개인과 제도가 서로 다투는 듯한 문제도 그 공간에 쭉쭉 흡수되어 그다지 큰 사회문제가 되지 않았습니다. 사회 전체가 둥글둥글 굴러갔기 때문에 그 동력이 다양한 모순이나 욕구불만을 삼켜 들였습니다. 말을 바꾸자면, 난처할 때 도망칠 수 있는 여지나 틈새 같은 것이 곳곳에 있었습니다. 하지만 고도성장 시대도 끝나고 거품경제 시대도 끝나버린 지금은 그런 피난 공간을 찾아내기가 어려워졌습니다. 큰 흐름에 내 맡기면 어떻게든 될 것이라는 식의 대략적인 해결 방법은 더 이상 성립하지 않습니다.

일본이나 한국이나 크게 다른 것 같지는 않다. ‘큰 흐름에 내 맡기면 어떻게든 될 것이라는 식의 대략적인 해결 방법’이 더 이상 먹히지 않는 대표적인 영역이 직업과 직장, 밥벌이에 대한 문제가 아닌가 싶다. 하루키는 소설가에 방점을 찍고 쓴 글이겠지만 나는 내 직업을 대입하면서 읽었다. 그렇게 읽어도 대부분 말이 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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