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o Underliner: 두려움 없는 조직

영문 부제는 ‘Creating Psychological Safety in the Workplace for Learning, Innovation, and Growth’라고 되어있고우리말 부제는 ‘심리적 안정감은 어떻게 조직의 학습, 혁신, 성장을 일으키는가?’로 되어있다.

둘 사이에는 미묘한 차이가 있다. 우리말 버전은 ‘Psychological Safety 가 학습, 혁신, 성장을 만든다’는 뉘앙스, 즉, 인과관계 관점이 강하다면 영문 버전은 상관관계 정도 이상의 해석은 허락하지 않는다. 본문도 마찬가지다. PS가 보장되지 않았을 때 기업이 직면할 수 있는 여러 부작용에 대한 사례가 풍부하게 제시(노키아, 폭스바겐, 컬럼비아 호…)하는  동시에 PS가 반드시 성공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적시하고 있다. (‘심리적 안정감이 보장된다고 해서 높은 성과가 자동으로 따라오는 건 아니다. 아니 결단코 그렇지 않다.’ p 145)

개인적으로 꼽는 이 책의 핵심은 ‘심리적 안정감에 대한 몇 가지 편견들’이라는 챕터다. (pp 138-145)  그중에서도 ‘심리적 안정감이 성과의 기준까지 낮추진 않는다’라는 대목이 흥미롭고 논쟁적인데 애석하게도 심리적 안정감과 높은 업무 수행기준이 공존하는 조직에 대한 이야기와 이를 위한 방법론은 상대적으로 꼼꼼하지 않은 편이다. 이 대목의 몇몇 문장을추려본다.

  • 심리적 안정감은 친절함이나 상냥함과 거리가 멀다. 비슷한 맥락으로 편안함이나 안락함을 뜻하지도 않는다. 오히려듣기에는 조금 거칠고 쓴 말일지라도 생산적인 갈등을 통해 서로의 입장을 이해하고 학습하는 여건이라고 볼 수 있다.
  • 심리적 안정감과 신뢰감은 여러모로 공통점이 많지만 완전히 같은 개념은 아니다. 가장 결정적인 차이는 방향성이다. 심리적 안정감은 특정 개인이 아닌 ‘조직 전체’를 향한 감정이다…. ‘신뢰감’은 특정 조직이나 개인을 향해 기대하는 장기적인반응과 관계가 있다면 ‘심리적 안정감’은 좀 더 일시적이고 즉각적인 반응과 관계가 있다…. 문제 제기의 혜택이 타인을 향해있다면 이는 신뢰감과 관련이 있고 그 혜택이 자신에게 돌아오는 것이라면 심리적 안정감과 관련이 있다..
  • 심리적 안정감이 있다고 해서 업무 수행 능력이 부족하거나 마감 기한을 지키지 못하는 구성원에게까지 면죄부를 준다는건 아니다.
  • 오늘날 수많은 관리자가 심리적 안정감의 효용성을 인정하면서도 이것이 업무 수행 기준을 낮추진 않을까 우려한다. 모두 심리적 안정감의 본질을 잘못 이해한 탓이다…. 심리적 안정감과 업무 수행 기준이 서로 별개의 영역이라는 걸보여주는…
  • 심리적으로 안전한 근무 환경을 만들어 사전에 막을 수 있는 문제를 충분히 예방한다. 또한 가치 있는 목표를 세워지속적으로 공유하면서 다듬어가는 과정을 통해 직원들이 이를 달성할 수 있도록 격려한다.
  • 지식 기반 산업에서는 예전처럼 공장의 조립 라인을 확인하는 단순한 방식으로 구성원의 역량을 평가할 수는 없다… 리더는 조직을 감독하는 동시에 다양한 영감과 피드백을 지속적으로 제공하며 구성원에게 보람 있는 경험을 만들어주고 동기를 부추겨야 한다. 또한 조직 안에서 각종 도전 과제와 우려 사항, 기회에 관해 자유롭게 의사소통하는 환경을 구축해 끊임없이 혁신하는 것 역시 오늘날 리더에게는 가장 중요한 임무다.

‘Psychological Safety’을 ‘심리적인 안정감’이라고 번역하고 있는데 맞지 않는 것 같다.(그래서 직접 인용이 아닌문장에서는 ‘PS’라고 표기했다.)

망한(크게 사고를 친) 기업을 리뷰할 때 유력하게 사용할 수 있는 이론/방법론인 반면에 무언가를 성취하는 유력한 방법론으로는 부족해 보인다. (위기나 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방법론, 논리로는 훌륭하다.)

그 밖의 언더라인

  • 진정한 의미의 실패는 실패한 현실 그 자체와 실패 후에 성장하게 될 모습까지 모두 인정하는 것
  • 인간은 사회적 상호관계 속에서 주고받는 여러 정보를 조정하고 통제함으로써 나에 대한 다른 사람의 생각에 끊임없이 영향을 미치려 한다. (어빙 고프먼)
  • 직장에서 의견을 제시할 때 작동되는 암묵적 규칙(p 53)
  • 프레임은 ‘실제로 일어난 상황’에 우리의 ‘가정과 믿음’이 합쳐져서 만들어진 결과
  • 실패의 유형은 크게 세 가지, ‘예방 가능한 실패’, ‘복합적 실패’, ‘창조적 실패’로 구분
  • 지금껏 리더는 정답을 갖고 있는 사람, 지시하는 사람, 그리고 지시의 결과와는 상관없이 그 내용을 평가할 수 있는사람으로 인식되어 왔다. 이러한 프레임에서는 리더를 제외한 모든 직원이 그저 주어진 지시에 순응하는 ’부속품’에 지나지않는다.
  • 최고의 자동차를 만들어내는 방법을 알려드리죠. 엔지니어를 비롯해 모든 임직원을 회의실로 소집합니다. 그리고는이렇게 선포하세요. “형편없는 구닥다리 모델은 이제 지겨워! 앞으로 6주의 시간을 줄 테니 세계적인 수준의 디자인을뽑아오도록! 당신들 이름은 여기 다 있어. 6주 후에 제대로 된 게 안 나오면 모두 쫓겨날 각오해!” (포르셰의 손자이면서폭스바겐의 전 회장이자 최대 주주인 페르디난도 피에히의 심리적으로 불안한 환경을 조성해 동기를 부여하는 방식)
  • ‘자신감’과 ‘겸손’이 서로 반대되는 말은 아니라는 것…. 지식과 역량이 충분한 리더라면 가식적인 겸손을 보여주는것보다 오히려 자신 있는 모습을 드러내는 게 훨씬 효과적… 겸손은… 내가 모든 답을 알고 있지는 않으며 내 말이 곧 정답이 아닐 수도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태도
  • 대안 범위의 확장을 위한 질문 (우리가 놓친 건 없을까요? 다른 방법도 있지 않을까요? 누구 다른 생각을 가진 분없나요?)
  • 좀 더 깊은 이해를 위한 질문 (어떻게 그런 생각을 하게 되었죠? 사례를 들어줄 수 있나요?
  • 여러분 제 말에 집중하지 않으셨군요. 모두가 찬성하는 의견은 있을 수 없습니다. 반드시 다른 생각을 하는 사람이 나오기 마련입니다. 모두 처음으로 돌아가 제 의견과 반대되는 입장에서 한 번 생각해 보세요. (p 126, MTV 설립자 밥 피트먼)
  • 불법행위를 저지르지 않고는 도저히 달성할 수 없는 목표가 문제의 핵심이었다. 웰스파고의 직원들은 반대가 용납되지 않는 환경에서 근무했고 경영진은 그런 그들에게 오직 하나의 메시지만 주입했다. ‘팔아라, 못 팔면 해고다!’
  • (픽사의) 브레인트러스트의 규칙. 첫째, 평가 내용은 반드시 건설적이어야… 둘째, 브레인트러스트에서 나온 의견은 단지제안일 뿐 확실한 처방이 아니다. 윗선의 지시도, 반드시 지켜야 할 의무도 아니다. 영화의 최종 책임은 감독에게 있으며…. 셋째, 평가는 흠을 들춰내는 과정이 아니다. 영화에 대한 공감을 바탕으로 해야 한다.
  • 생각을 발전시키는 데 동료들의 조언은 꼭 필요하며 그 조언은 당사자가 입 밖으로 꺼냈을 때만 유효하기 때문
  • 당시 우버를 지배하던 핵심 가치는 ‘강한 열정’이었다. 이는 ‘할 수 있다’는 자세와 ‘회사의 발전을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한다’는 마음가짐을 포함하며 야근 등 장시간 근무가 이에 해당했다. 또 다른 핵심 가치는 ‘대범한 실행’이었다. ‘허가를 얻기보다는 용서를 비는 게 낫다’는 신념이다.
  • 회의가 늘어지는 이유는 간접적인 화법과 은근한 비판, 사적인 빈정거림이 오갔기 때문이었는데 그 결과로 몇 시간이면 결정날 사안이 몇 달씩 지연되곤 했다.
  • ‘여전히 수직적인 위계질서를 강조하면서 독불장군처럼 굴지만 성공하는 리더’에 대한 재반박 관련 내용 (pp 222-223)
  • 자동차 업계의 제왕으로 불린 헨리 포드는 이렇게 불평했다. “아니 손발만 들고 오랬더니 왜 머리까지 달고 오는 거야!”